'슬라이더 하나로 변화했다'…이로운, 0점대 ERA의 비결과 극복해야 할 6월의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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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시즌 KBO 리그는 시작부터 격렬한 순위 다툼이 펼쳐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불펜 투수는 SSG 랜더스의 이로운이다. 시즌이 3분의 1을 넘어서는 시점까지 그는 27경기에서 27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67이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인 김서현(한화)과 함께 리그에서 유일하게 0점대 평균자책점을 자랑하는 선수다.
이로운은 처음에는 SSG 불펜의 중간 투수로 예상되었으나, 이제는 확고한 승리조로 자리 잡았다. 선발 투수가 내려간 뒤 팀이 리드하거나 동점일 때 자주 호출되는 투수로, 사실상 팀 불펜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그의 기록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쌓아온 신뢰도는 뚜렷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이로운은 지난 2년간 어려움을 겪어왔다. 2023년 데뷔 시즌에는 5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2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6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59에 머물렀다. 지속적으로 기회를 받았음에도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빠른 공을 가지고 있음에도 좌우 타자에 대한 편차와 단조로운 구종 조합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절박함이 변화를 불러왔다. 이로운은 지난해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이번 시즌을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준비했다. 특히 오프시즌 동안 투구 밸런스를 조정하고, 결정구였던 체인지업 외에 새로운 무기인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김광현이 이끈 오키나와 캠프에서 슬라이더에 대한 조언을 얻은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 결과는 통계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올해 이로운은 패스트볼 비중을 46.7%로 줄이고, 슬라이더(21.8%)와 커브(7.3%) 사용 비율을 높였다. 체인지업도 20% 초반을 유지하며 전형적인 투피치에서 벗어났다. 타자 입장에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투수로 거듭난 셈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땅볼 유도 능력이다. 인천 SSG 랜더스 필드는 작은 구장으로 투수에게 불리하지만, 올해 이로운은 땅볼/뜬공 비율을 1.31로 끌어올렸다. 2023년에는 이 수치가 0.46에 불과했다. 타구 질을 낮추어 장타 위험을 줄인 점이 그의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올해 득점권 피안타율이 0.171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에는 볼카운트가 불리해지고 주자가 쌓일 때 흔들리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중요한 순간일수록 더욱 강해진 투수로 성장했다.
이숭용 SSG 감독도 “이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졌고, 자신이 만든 슬라이더를 자신 있게 던지면서 다른 구종도 살아난다. 이 모든 것이 본인의 노력 덕분이라 더욱 자랑스럽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로운은 스스로 만족하지 않는다. 슬라이더의 완성도에 대해 “아직 50% 정도”라고 말하며, 지금부터가 진정한 시험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난해에도 그는 5월까지 평균자책점 3.54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으나,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6월부터 9월까지 평균자책점은 각각 4.38, 14.21, 9.45, 10.13으로 악몽에 가까운 성적이었다.
그 기억이 생생한 이로운은 “올해는 다를 것”이라며 단호히 말했다. “힘들다는 느낌은 없다. 지금이 잘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서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구력과 밸런스가 개선된 만큼, 작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2025년의 이로운은 더 이상 가능성만 있는 유망주가 아니다. 이미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진정한 평가와 신뢰는 이제부터 시작되는 여름에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 6월이라는 큰 벽 앞에서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그의 각오가 SSG의 불펜을 끝까지 지탱할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그 답은 곧 마운드 위에서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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